현실 너머의 공간을 그리지만 매일 현실을 생각한다. 불안이 뭉쳐 덩어리가 되고, 작은 천쪼가리 위에 오늘도 억눌린 마음의 일기를 담는다. 마음의 그림자들은 언제나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향하며, 크고 작은 마음들은 바닥에 웅크려 붙어있기도, 붕- 떠있기도 한다.

내 드로잉은 꽤 서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구체적인 형태는 없다. 특정한 주체 없이 표현된 그림들은 그냥 그렇게 하나의 사건으로 천에 남아있게 된다. 실체가 없는 이야기는 그저 ‘일어남’으로써 존재한다.

I paint spaces beyond reality, yet I think of reality every day. Anxiety gathers into lumps, and once again today, on a small piece of fabric, I inscribe a suppressed diary of the heart. The shadows of the mind always move in directions I do not wish, and my thoughts, large and small, either crouch close to the ground or float aimlessly in the air.

My drawings contain rather narrative stories, yet they take no concrete form. Without a specific subject, the images remain on the fabric as singular events. These stories without substance exist solely through their “happening.”